눅23:13-25 진리냐 여론이냐 284장
23:13 빌라도가 대제사장들과 관리들과 백성을 불러 모으고
23:14 이르되 너희가 이 사람이 백성을 미혹하는 자라 하여 내게 끌고 왔도다 보라 내가 너희 앞에서 심문하였으되 너희가 고발하는 일에 대하여 이 사람에게서 죄를 찾지 못하였고
23:15 헤롯이 또한 그렇게 하여 그를 우리에게 도로 보내었도다 보라 그가 행한 일에는 죽일 일이 없느니라
23:16 그러므로 때려서 놓겠노라
23:18 무리가 일제히 소리 질러 이르되 이 사람을 없이하고 바라바를 우리에게 놓아 주소서 하니
23:19 이 바라바는 성중에서 일어난 민란과 살인으로 말미암아 옥에 갇힌 자러라
23:20 빌라도는 예수를 놓고자 하여 다시 그들에게 말하되
23:21 그들은 소리 질러 이르되 그를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십자가에 못 박게 하소서 하는지라
23:22 빌라도가 세 번째 말하되 이 사람이 무슨 악한 일을 하였느냐 나는 그에게서 죽일 죄를 찾지 못하였나니 때려서 놓으리라 하니
23:23 그들이 큰 소리로 재촉하여 십자가에 못 박기를 구하니 그들의 소리가 이긴지라
23:24 이에 빌라도가 그들이 구하는 대로 하기를 언도하고
23:25 그들이 요구하는 자 곧 민란과 살인으로 말미암아 옥에 갇힌 자를 놓아 주고 예수는 넘겨 주어 그들의 뜻대로 하게 하니라
오늘 말씀은 빌라도의 판결에 대한 말씀입니다.
- 13-16절은 예수님의 무죄를 말씀하시는 내용입니다.
빌라도가 대제사장들과 관리들과 백성들을 불러 놓고, 예수님을 심문해 보았지만 그 사람에 대해서 죄를 찾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사실 빌라도는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고소한 내용과는 달리 예수에게서 아무런 죄도 찾지 못하여 고민
하였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빌라도가 예수님을 놓아 줄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예수를 고소한 사람들의 사회적 지위와 또한 그들과 자기와의 지속적인 유대 관계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염려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예수님에 대한 최종적 판결을 내리기 전에 대제사장들과 관원들과 백성들을 불러 모으고 그들 앞에서 예수님의 무죄를 입중하려고 시도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자신도 로마 정부나 유대 지도자들로부터 그 어떤 책임 추궁을 당하더라도 그에 대응할 대책이 마련되는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무죄를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고 있는 빌라도는 이제 헤롯의 경우를 예로 들어서 자신의 논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자신 뿐만 아니라 헤롯도 예수님에게서 아무 죄도 찾지 못하였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론은 16절에 보면 “때려서 좋겠노라”고 말합니다. 예수님을 때리고 난 후 풀어주겠다는 것입니다. 그의 이 대안은 잘못된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에게 죄가 없다는 사실을 그가 인정한다면 당연히 그는 예수님을 무조건 석방시켜야 하지, 죄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를 때리고 나서 풀어주겠다는 빌라도의 결정은 그가 정직한 사람이 아니라 정치적인 욕망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빌라도의 말 속에는 ‘내가 예수를 채찍으로 때리면 그것이 교훈이 되어서 앞으로 예수가 너희를 불쾌하게 하는 어떤 행동이나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 18-25절은 빌라도의 판결의 말씀입니다.
빌라도는 첫 심문에서와 마찬가지로 두 번째 심문에서도 예수님에게서 아무런 죄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예수님을 놓아주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무리들은 더욱 거세게 예수님을 죽이도록 요구하고 나섭니다.
이에 빌라도는 궁여지책으로 유대인의 명절 때 죄수를 특별 사면하는 전례를 따라 예수를 놓아 주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유대 종교 지도자들의 사주를 받은 무리들은 오히려 바라바를 놓아주고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이러한 예수님에 대한 무죄 선언과 예수님을 석방하고자 하는 빌라도의 노력은 세차례에 걸쳐 이어지지만 무리들의 반응은 더욱 거세어졌습니다. 따라서 빌라도는 예수님의 죄 없으심을 알면서도 유대 종교 지도자들에 의해 선동된 무리들이 일으킬지도 모르는 폭동을 우려하여 예수님께 사형을 언도합니다. 즉, 빌라도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도록 내어주고 만 것입니다.
이러한 본문에는 세 부류의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먼저 유대 종교지도자들입니다. 이들은 사회적, 종교적 기득권층으로서 자신의 이익에 집착한 나머지 메시야이신 예수님을 죽이기 위해 무리들을 선동하는 주동자가 되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자신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하나님까지도 두려워하지 않는 패역한 자들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둘째, 유대인 무리들입니다. 이들은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을 열렬히 환호하던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으라고 소리지르고 있습니다. 이는 예수님을 로마로부터 정치적 해방을 가져다 줄 메시야로 인식하고 추종하다가 그의 사역의 목적이 그들의 생각과 다르다는 것을 알고는 예수님을 대적하는 무리로 급전환한 것입니다. 이러한 유대 무리들의 돌변한 모습은 변절하기 쉬운 연약한 인간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내 주고 있는 것입니다.
셋째, 빌라도입니다. 그는 비록 예수님을 무죄 방면하려고 노력 했고 불가피 하게 사형을 언도한 것이라 볼지모르나, 그가 내린 불의한 판결에 대한 책임과 죄책은 피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가는 이방인 총독 빌라도가 예수님의 무죄를 확신하고 입증하여 석방하기 위해서 애썼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누가복음의 수신자인 이방인들로 하여금 예수님의 십자가 수난이 유대인들의 패역함과 완악함에 의해 저질러진 비극임을 일깨워서 유대인처럼 예수님을 배척하지 않고 영접하여 구원의 복을 누리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한편 예수님은 아무런 흠이 없는 분이셨음에도 불구하고 바라바보다도 더한 죄인으로 취급당하셨습니다. 이렇게 죄를 알지도 못하신 분이 죄인이라 여김을 감당하심은 그분이 우리의 진정한 대속자이심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서 깨달을 수 있는 교훈은?
오늘 말씀을 통해 마땅히 죽어야 할 흉악자 바라바가 살아나고, 죄 없으신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시고 죽어야 하는 내용을 묵상했습니다. 우리는 바라바와 같은 사람들입니다. 하나님을 거역한 죄인이요 이제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영원한 죽음과 멸망밖에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나 대신 죄인의 길을 가셨습니다. 나 대신 십자가를 지셨고, 나 대신 고통을 당하셨고, 나 대신 죽으심으로 나의 죄를 대속하셨습니다. 나를 죄가운데서 구원해 내시고 영생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그 분은 내가 져야 할 십자가를 대신 지셨습니다’, ‘내 이 손에 박혀야 할 못이 대신 그 분 손에 박혔습니다’, ‘내가 당해야 할 그 고통을 그 분께서 대신 당하셨습니다’, ‘내가 가야 할 죽음의 길을 그 분이 대신 가셨습니다’
이 고백이 우리 모두의 고백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매 순간마다 이 은혜를 우리가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십자가의 주님의 사랑에 늘 순복하는 우리 모두가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찬송:151장
